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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28일 일요일

[Book] The Devil Wears Prada

[13_DEC_2009] The Devil Wears Prada







CINE21 [리뷰]


[제목]: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저자]: Lauren Weisberger
[역자]: 서남희
[대출]: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NOV 27 - DEC 26, 2009)
[독서]: 제1회독 (DEC 07- DEC 13, 2009)




  1. 같은 제목 영화의 원작.


  2. 눈여겨 보아 둔 장면 몇 꼭지.


    1. 어느 언어귀재의 러시아語 습득기 (Vol.1, pp.108-109):


    2. 릴리가 신세한탄을 할 때마다 그랬듯 이번에도 난 그 미끼를 덥석 물었다.

      "릴리, 그러면서 뭐 하러 공부를 해?"

      그 대답을 백만 번쯤 들었지만 나는 또 물어봤다.

      릴리는 코웃음을 치더니 또다시 눈을 굴렸다.

      "좋아하니까!"

      그녀는 냉소적으로 고백했다.

      불평하는 걸 재미있어해 절대 인정하려 들지 않았지만, 릴리는 자신이 하는 공부를 정말 사랑했다.

      8학년 때 선생님에게
      그녀의 동그란 얼굴과 검은 곱슬머리를 보면 그가 늘 꿈꿔왔던 롤리타가 생각난다
      는 말을 들은 후부터
      릴리는 러시아 문학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곧장 집에 가서, 교사와 롤리타의 관계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은 채 性 도착증에 대한 나보코프의 대작을 탐독했고,





      그 다음에는 나보코프의 모든 작품을 해치웠다.

      톨스토이, 고골리, 그 다음에는 체호프도.

      대학에 지원할 때가 되자,
      릴리브라운 대학의 어느 러시아 문학 교수를 지목해 그 밑에서 공부하겠다고 했다.

      열일곱 살짜리 릴리를 면접한 교수는
      그녀가 학부, 대학원생 가릴 것 없이 자기가 본 학생 중에서
      러시아 문학을 가장 많이 읽은 가장 열정적인 학생이라고 단언했다.

      그녀는
      지금도
      러시아 문학을 사랑했고,
      러시아어 문법을 공부했고,
      원본으로 뭐든 읽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넋두리하는 걸 무척 즐겼다.


    3. 유능한 편집장의 일솜씨 (Vol.2, p.60):


    4. 내가 보기에도 미란다는 정말 뛰어난 에디터였다.

      그녀의 승인 없이는 잡지에 단 한마디도 실을 수 없었다.
      그나마 승인을 얻기도 힘들었다.
      미란다는 이제껏 해놓은 모든 것을 무효로 만들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설사 그렇게 해서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고 힘들게 할지라도.

      수많은 패션 에디터가 촬영을 위해 옷을 협찬받지만,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이 나오도록 옷을 고르고 그에 딱 맞는 모델을 찾아내는 에디터는 미란다뿐이었다.



      실제 촬영이야 촬영담당 에디터가 하지만,
      사실 그들은 미란다가 내리는 구체적이고 놀랍도록 세세한 지시사항을 그대로 따르기만 할 뿐이었다.
      매호 팔찌, 백, 구두, 의상, 헤어스타일, 기사, 인터뷰, 작가, 사진, 모델, 장소 하나하나까지
      그녀가 최종 결정을(때로는 사전 의견도) 내렸다.

      매달 잡지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것은 전적으로 그녀 덕분이라는 생각은 나도 했다.
      미란다 프리스틀리가 없다면 런웨이런웨이가 아닐 것이다.
      아니,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이 사실을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알고 있었다.


    5. 된장녀 입문 (Vol.2, pp.122-126):


    6. 미란다에게 온 편지의 99퍼센트는 그녀가 절대 보지 않을 쓰레기들이었다.

      (중략)

      어마어마한 편지 더미에서 본 마지막 편지는 한 십대 소녀가 보낸 듯한 것이었다. 글씨체는 동글동글했다.
      'i'의 점은 하트로 표시되어 있었고, 유쾌한 문장 옆에는 스마일 표시 같은 이모티콘이 그려져 있었다.
      대강 훑어보기만 하려고 했는데, 편지 내용이 너무 슬프고 정직해서 차마 그럴 수 없었다.
      편지지가 온통 피를 흘리며 애원하고 간청하는 것 같았다. 사 초가 지났는데도 나는 계속 읽고 있었다.



        미란다님께

        제 이름은 애니타예요.
        열일곱 살이고 뉴저지 주뉴아크에 있는 배링어 고등학교 졸업반이죠.
        남들은 제가 뚱뚱하지 않다지만, 전 몸매에 정말 자신이 없어요.
        저는 당신 잡지에 나오는 모델처럼 되고 싶어요.
        엄마는 제가 용돈을 패션잡지 사는 데 다 써버린다고 야단치시지만, 전 매달 런웨이가 오기만 기다린답니다.
        엄마는 제 꿈을 이해하지 못해요. 하지만 당신은 이해해주시겠죠?
        제겐 어릴 때부터 꿈이 있어요. 이루어질 것 같진 않지만. 왜냐고 물으시겠죠?
        제 가슴은 너무 납작하고 엉덩이는 당신 잡지에 나오는 모델들의 엉덩이보다 훨씬 크거든요.
        정말 창피해 죽겠어요. 이러고도 계속 살아야 될까 싶을 정도예요.
        전 변하고 싶어요.
        더 예뻐지고, 더 나아졌다고 느끼고 싶어요.
        그래서 당신의 도움을 바라고 있어요.
        전 정말로 바뀌고 싶어요.
        거울을 봤을 때 제 가슴과 엉덩이가 세계 최고의 잡지에 나오는 모델들의 것과 똑같아 보였으면 좋겠어요.

        미란다, 전 당신이 아주 멋진 패션 에디터이고 절 새롭게 변화시켜줄 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해주시면 전 영원히 감사드릴 거예요.
        하지만 당신이 절 새로운 사람으로 만들어주실 수 없다면,
        제가 특별한 행사 때 입을 수 있게 아주아주아주 멋진 드레스 한 벌만 주시면 안 될까요?
        전 아직 데이트를 해본 적은 없지만, 엄마는 여자애들끼리만 외출하는 건 괜찮대요.
        그래서 그렇게 하려고요.
        저에게는 낡은 드레스 한 벌밖에 없어요.
        디자이너의 드레스도 아니고, 런웨이에서 보여주는 드레스들과는 거리가 멀어요.
        제가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1위 프라다, 2위 베르사체, 3위 장 폴 고티에예요.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더 많지만, 이 셋을 제일 좋아해요.
        제겐 이 디자이너들의 옷이 한 벌도 없어요.
        상점에서 본 적도 없고요(뉴아크에도 이런 디자이너 옷들을 파는 데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혹시 아시면 알려주세요. 어떻게 생겼는지 가까이서 꼭 보고 싶어요).
        전 그런 건 다 런웨이를 통해서 보고 있어요. 그리고 정말정말 그 옷들을 사랑해요.

        이제 그만 방해할게요.
        당신이 이 편지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해도 저는 당신 잡지를 사랑할 거예요.
        왜냐하면 전 모델과 의상을 모두 너무나 사랑하거든요.
        물론 당신도 매우 사랑해요.

        당신을 사랑하는 애니타 알바레즈

        P.S. 제 전화번호는 973-555-3948이예요.
        혹시 전화하실 거면 7월 4일 전에 해주세요.
        그때 예쁜 드레스가 정말 필요하거든요.
        사.랑.해.요.!! 감사해요!!!!






      편지지에서는 장 나테의 톡 쏘는 오 드 투알레트 향기가 났다. 어린 소녀들이 좋아하는 향이었다.
      내 목이 콱 멘 건 그 냄새 때문이 아니었다.
      세상에는 애니타 같은 여자애들이 얼마나 많을까?
      인생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는 어린 소녀들이 런웨이에 나오는 옷과 모델에 맞춰 자신의 가치와 자신감과 전 존재를 측정하고 있는 건 아닐까?
      얼마나 많은 소녀들이 매달 그 따위 것들을 사모아가며 그런 잡지들을 만드는 여자(그런 유혹적인 판타지의 지휘자)를 무조건 사랑하기로 결심한 걸까?
      실제로 그 여자는 그런 사랑을 단 일 초도 받을 가치가 없는데 말이다.
      그들이 숭배해 마지 않는 그녀가 사실 외롭고 불행하며,
      그런 순수한 애정과 관심을 잠깐이라도 받을 가치가 전혀 없는 잔인한 여자라는 사실을 대체 누가 알 수 있을까?

      애니타 같은 여자애들이 샬롬 할로우스텔라 테넌트, 카르멘 카스 같은 모델이 되고 싶어 애쓰는 걸 생각하면 나는 울고만 싶어졌다.



      미란다는 그애들의 편지를 받아봤자 눈 한번 깜박하거나 어깨를 한번 들썩이고 말 것이다.
      누가 썼는지 관심도 없이 편지를 던져버릴 여자를 감동시키고 즐겁게 해주려고 애쓰다니!
      나는 편지를 책상 윗서랍에 넣고, 애니타를 도울 길을 찾아보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여자애는 비슷한 편지를 보낸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절박해 보였다.
      곧 데이트를 한번 해보고 싶은 여자애를 위해 넘쳐나는 물건들 중 우아한 드레스 한 벌쯤 보내준들 어떻게 되랴 싶었다.


    7. 통쾌무비한 辭職의 의사표시 (Vol.2, pp.303-304):


    8. "나쁜 년, 엿이나 처먹어."



      그녀는 남들에게 다 들릴 정도로 숨을 헐떡거렸고, 너무 놀란 나머지 손으로 입을 가렸다.
      나는 꽤 많은 딱딱이들이 무슨 소동인지 보려고 우리 쪽으로 몸을 돌렸음을 감지했다.
      그들은 우리를 가리키며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누군가의 어시스턴트가 패션계의 살아 있는 전설 중 한 명에게 그렇게(그것도 전혀 나직하지 않게) 말했다는 사실에
      미란다만큼 경악하고 있었다.

      "앤-드리-아!"

      그녀가 갈퀴 같은 손으로 내 팔을 잡았지만, 나는 그걸 뿌리치고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
      이제야말로 속삭이던 걸 멈추고 우리의 작은 비밀을 모든 사람이 듣게 해야 할 때였다.

      "정말 죄송합니다, 편집장님."

      나는 파리에 온 이래 처음으로 떨지 않고 침착하게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선언했다.

      "내일 파티에 함께 할 수 없게 되었네요. 이해하시죠?
      분명 파티는 무척 멋질 겁니다. 그러니 마음껏 즐기시길 빌겠습니다. 이상."

      그녀가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난 가방을 어깨 위로 휙 올리고 발바닥에서 발가락까지 살을 에는 듯한 고통을 무시하며 또각또각 걸어나가 택시를 불렀다.
      그런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은 처음이었다.
      이제 나는 집으로 갈 것이다.


    9. 득템 전설 (Vol.2, p.330):


    10. 에밀리가 내 책상을 정리해서 보내준 것들을 보다가,
      나는 런웨이의 모든 것에 경의를 표했던 학생 애니타 알바레즈의 편지를 발견했다.

      늘 그애에게 멋진 드레스를 보내주고 싶었지만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았다.
      나는 진한 색상의 드레스를 얇은 종이에 싼 뒤 마놀로 한 켤레를 던져넣고, 미란다의 서명을 위조해 편지를 썼다.



      내게 아직도 그런 능력이 남아 있다는 게 씁쓸했지만,
      딱 이번 한 번만 그애가 아름다운 물건을 갖는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진짜 동기는, 어딘가에 정말로 자신을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3. 짝퉁에 유의할 것!


    1. 주요 사례: "악마는 구리다를 입는다" ["#182", "#183"]






2010년 1월 31일 일요일

[Movie] 스타일

[17_JAN_2010] 스타일







Newsen [리뷰]


[제목]: 스타일
[연출]: 오종록
[감상]: at Home (DEC 06, 2009 - JAN 17, 2010)




  1. 그럭저럭 '엣지 있게' 쓰여진 원작소설과는 딴판으로, 산으로 가 버린 TV 드라마.


  2. 원작을 바탕으로, 배역 설정의 좋은 예나쁜 예를 검토해 본다.


    1. 편집장役의 좋은 예 (김혜수扮) 와 나쁜 예 (채국희扮).

















    2. 박기자役의 유력한 예: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주인아役: 손예진扮)



















    3. 이서정役의 바람직한 예: (영화 "식객", 김진수役: 이하나扮)





















    4. 박우진役의 위엄을 갖춘 예: (영화 "쌍화점", 고려 임금役: 주진모扮)





















    5. 박우진役의 부적절한 예: (류시원扮)



















    6. 김민준役의 적절한 예: (이용우扮)



















    7. 이서정 어머니役의 꽃다운 예: (박순천扮)




















2009년 12월 12일 토요일

[Book] 스타일

[05_DEC_2009] 스타일







중앙일보 [리뷰]


[제목]: 스타일
[저자]: 백영옥
[대출]: 정독도서관 (NOV 28 - DEC 12, 2009)
[독서]: 제1회독 (NOV 28 - DEC 05, 2009)




  1. 세계일보 주관,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2. 작가의 말 (p.334):


    1. 소설의 주인공 이서정처럼 나 또한 얽혀 있는 두 가지 욕망을 어떻게 화해시킬 것인지 늘 고민한다.
      나는 이것이 치열하게 일하는 이 시대 도시 여자들의 고민이라고 생각했다.

      충분히 날씬하면서 어떻게 건강해질 수 있는가.
      근사한 여행을 하면서 돈 많은 여행사가 아닌 가난한 현지인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프라다에 대한 속물적인 욕망제 3세계 아이들에게 기부하고 싶은 선량한 욕망은 어떻게 화해할 수 있을까.



  3. 작중 편집장의 활약에 관한 묘사가 인상적 (pp.56-59):


    1. 세상의 편집장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누구일까.
      잡지의 편집인? 몽땅 보자기에 싸서 건물 밑으로 던져버리고 싶은 불만투성이 기자들?
      박스에 넣어서 에티오피아나 부탄 같은 곳으로 퀵 배송 시키고 싶은 콧대 높은 경쟁지의 편집장들?
      아니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건 다름 아닌 광고주들이다.
      이태리 "보그"나 파리 "엘르"는 얇은데 왜 유독 우리나라 잡지만 두꺼울까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다.
      문제는 광고들 때문이다.
      한국 시장에선 광고가 붙지 않는 잡지는 살아남을 수 없다.
      잡지는 판매부수가 아닌 광고로 먹고 산다.
      "A" 매거진이 오늘날 백과사전 두께를 갖게 된 것도 광고 때문이다.
      주님 위에 광고주님이라고, 광고팀 사람들이 누누이 강조하는 그 광고주들이 언제나 문제였다.

      하지만 "A" 매거진의 김혜숙 편집장은 달랐다.
      그녀는 광고주들과 쉽게 타협하지 않았다.
      광고를 위해 좋은 지면을 빼주거나 광고료로 돈 대신 물건을 떠안는 일도 하지 않는다.
      특히 어렵게 완성한 기사를 급하게 들어오겠다는 광고 때문에 다음 호로 미루는 일은 하지 않았다.
      덕분에 그녀는 회사 내에 적이 많았다. 새로 온 사장도 광고팀 이사도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

      "21세기 편집장은 에디터가 아니라 마케터가 되어야 합니다!"

      이건 새로 부임한 사장이 늘 주장하는 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잡지 만드는 일에만 집중했다.

      세상에 편집장들은 많다.
      하지만 내가 그녀를 정말 좋아하는 이유는 그녀에겐 분명한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원칙을 지키기 어려운 세상에선 이런 여자가 눈부시게 빛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녀에게는 많은 단접이 있다.
      잠이 없는데다 애인마저 없어서 '불멸의 일중독자'란 별명을 얻었다.
      지나칠 정도로 다혈질이다. 욕도 잘한다.
      눈앞에 보이는 물건도 잘 집어던진다. 폭력적이다.
      그런데 엉뚱할 정도로 섬세해서 사람을 늘 헷갈리게 만든다.
      그리고 그 섬세함은 대부분 '예쁜 것'에 집중되어 있다.
      그녀의 예쁜 것 밝힘증은 업계에선 전설적일 정도이다.

      편집장의 책상 위에는 온갖 예쁜 것들이 있다.





      밀라노나 뉴욕, 파리의 패션주간에 갔다가 사온 그림들과 액세서리들,
      브랜드 홍보녀들이 사온 각종 선물들이 그야말로 산더미 같다.
      특이한 건 그 중엔 기자들이 남긴 포스트잇도 붙어 있다는 것이다.
      포스트잇에 별 내용이 있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 국장님, 저 출장 가요. 담달 24일에 와요.
      - 국장님, 송강호 섭외됐어요. 만세!

      대충 이런 업무 보고들이다.



      그런데도 편집장은 내게 늘 잔소리를 해댔다.

      "이서정, 너 글씨 좀 예쁘게 쓰면 안돼?"
      "원래 못 쓰는데요."

      말대꾸라도 하는 날이면 편집장은 몇 시간씩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악필이면 분위기라도 있던가.
      네 글씨는 왜 이렇게 뚱뚱하니?
      네 글씨 보면
      꼭 다이어트에 실패한 뚱뚱한 신입생이 화장실에서 억지로 토하고 있는 것 같아.
      너무 우울해.
      너 악필교정 학원 같은 데라도 다니면 안 되니?"

      더 말해 뭐하랴.
      글씨에서도 몸매와 표정을 보는 편집장에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긴급하게 알리는 전화번호조차 예쁘게 적길 바라는 그녀다.
      그 후로 나는 포스트잇에 글씨를 쓰지 않는다.
      대신 메일을 보낸다.
      컴퓨터가 귀했던 20년 전에 이곳에 입사했다면
      아마 나는 이 잡지사에서 잘렸을 것이다.
      글씨가 너무 푹 퍼지고 뚱뚱하다는 것 때문이다.



      전설적인 다른 사건도 있다.
      지금은 그만둔 패션팀 차장이 찍은 화보가 문제였다.
      '로맨티즘'이란 테마를 가지고 찍은 그 화보는 누가 봐도 아름답고 독창적이었다.
      동화 속 백설 공주가 서양인이 아니라 동양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시계 때문이었다.

      "이런 젠장맞을! 10시 10분이 아니잖아! 니들 제정신이야?"

      시침과 분침이 달려 있던 그 시계는 4시로 맞추어져 있었다.

      "이 시침과 분침 좀 봐. 넓게 벌어져 있는 게 얼마나 흉해.
      시계가 다리 쩍 벌리고 무슨 요가 하니? 창녀같이 헤퍼 보이잖아!"

      문제의 화보는 시계 화보가 아니라 패션화보였다.
      하지만 편집장은 단지 시계 바늘이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결국 석 달을 넘게 준비한 그 화보를 잡지에 넣지 않았다.
      편집팀에게 일장연설도 늘어놓았다.



      무수한 광고 사진에서 시계를 10시 10분에 맞춰 놓고 찍는 건 그게 미학적으로 가장 아름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패션 디렉터라면 그런 정도의 상식은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런 걸 무시하는 무식한 디렉터와는 절대 일하고 싶지 않다는 게 편집장의 직언이었다.
      전설에 의하면 이 일에 충격을 받은 패션 디렉터는 사표를 냈다고 한다.
      물론 이 얘긴 '전설 따라 삼천리~' 정도의 이야기로 각색되어 패션계에 전해 내려오고 있다.
      분명한 건 이런 집착과 결벽증, 히스테리와 변덕에도 불구하고 편집장에게는 놀라운 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녀가 이 혹독한 패션계에서 이렇게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그 독특한 매력 덕분일 것이다.




2009년 11월 30일 월요일

[Movie] The Devil Wears Prada

[21_FEB_2008] The Devil Wears Prada







panopt [리뷰]


[제목]: The Devil Wears Prada
[감독]: David Frankel
[감상]: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영상자료실 (FEB 21, 2008)




  1. 일종의, 변신 이야기.





















  2. 명문대 출신 영문학도, 패션잡지사에 일자리를 얻다.





















  3. 무릇 신입사원이 개고생을 하다 보면,


















  4. 직장상사는 으레 악마로 보이기 마련.


































  5. 팥쥐같은 직장선배로부터 촌닭 취급 받다가,


















  6. 마음씨 좋은 동료의 도움으로 환골탈태,


















  7. 사랑받는 콩쥐로 거듭나다.


















  8. 이렇게 참한 처자를 비서로 둘 수 있다면, 참으로 일할 맛 날 것.


















  9. 볼거리가 철철 흘러 넘쳐, 눈이 마냥 흐뭇해지는 영화.




















  10. Suddenly I See (03' 28").